카테고리 없음 / / 2025. 4. 22. 16:17

“이게 진짜 복수다…삼진으로 갚아준 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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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7월 2일, 박찬호가 홈런을 맞은 후 분노의 빈볼을 던지며 벌어진 MLB 애너하임전의 화끈한 벤치클리어링 명장면! 상대는 ‘불꽃 성격’ 토니 필립스. 뜨거운 감정 싸움과 박찬호의 시원한 삼진으로 끝난 극적인 4회말, 지금 되짚어봅니다.

박찬호

🔥 벤치가 들썩인 순간 – 빈볼과 토니 필립스의 격돌

1997년 7월 2일 애너하임 스타디움. 이날 경기는 단순한 리그 경기 이상의 긴장감을 품고 있었다. LA 다저스의 박찬호는 초반 홈런을 허용하며 실점했는데,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토니 필립스. 첫 타석에서의 홈런은 물론, 이어지는 안타까지 이어진 활약으로 필립스는 박찬호에게 있어 ‘경기 흐름을 틀어놓은 장본인’이었다.

4회말, 다시 맞이한 타석에서 필립스는 박찬호의 몸쪽 빠른 공을 피하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말 그대로 ‘빈볼’로 읽힐 수 있는 강한 인사이드 패스트볼이었다. 필립스는 즉시 박찬호를 향해 격렬하게 소리쳤고, 양 팀 벤치가 빠르게 들썩이기 시작했다. 포수, 심판, 양팀 선수들이 엉키며 이내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평소에도 감정 표현이 직설적인 것으로 유명한 필립스가 박찬호에게 거세게 다가가며 두 선수 사이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 다행히 큰 충돌이나 물리적 접촉 없이 주변 인원들에 의해 상황은 제지되었지만, 당시 그라운드는 마치 포스트시즌의 결전처럼 긴장감이 흘렀다.

해설자들은 이 장면을 두고 “토니 필립스는 찰스 바클리와 같은 캐릭터”라고 표현할 만큼, 성격도 플레이도 전광석화 같던 선수였다고 평했다. 박찬호 역시 기세에서 밀리지 않으며 마운드를 지켰고, 이후 타석에서의 대응으로 승부를 매조졌다.

🎯 마운드의 복수 – 삼진으로 되갚은 박찬호

빈볼 논란 이후, 타석에 다시 들어선 토니 필립스를 향한 박찬호의 투구는 단호하고 정확했다. 풀카운트까지 끌고 간 뒤, 박찬호는 결정구로 강한 바깥쪽 패스트볼을 꽂아 넣었고, 필립스는 허공을 가르며 삼진.
이 한 구는 단순한 삼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앞선 타석에서 홈런과 안타를 허용했던 박찬호가,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냉정한 대응으로 복수에 성공한 장면이었다.

관중들은 환호했고, 다저스 더그아웃에서도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기 초반 불안한 흐름을 정리한 이 장면은 박찬호가 단순히 실력만 좋은 선수가 아닌, 멘탈적으로도 강한 빅리거였음을 증명한 대표적인 순간 중 하나로 기록된다.

한편, 박찬호는 이 사건을 계기로 ‘기세 싸움에 밀리지 않는 동양인 투수’라는 이미지를 굳히게 된다. 상대 타자들이 마음 놓고 다가갈 수 없는 존재, 쉽게 도발하거나 압박할 수 없는 마운드 위의 강철 멘탈 보유자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 장면은 훗날 MLB 경기 해설에서도 ‘박찬호가 삼진으로 되갚은 최고의 복수 장면’ 중 하나로 꾸준히 회자되며, 팬들에게는 영원한 명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 벤치클리어링 그 이후 – 박찬호와 토니 필립스, 그리고 경기의 흐름

사건 이후 경기 운영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양팀 감독은 별도의 항의 없이 경기를 이어갔지만, 심판진은 양측 팀 모두에 경고를 주며 경기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했다. 이는 경기 흐름상 투수들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박찬호는 오히려 이후 이닝에서 더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재미있는 점은, 당시 해설진이 “지금 이 경기는 마치 플레이오프처럼 뜨겁다”고 표현했을 만큼 정규 시즌 한복판에서 보기 드문 치열한 감정전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날 벤치클리어링에도 불구하고 양팀 모두 퇴장자는 없었고, 경기는 끝까지 정상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박찬호의 이성적 태도는 더욱 주목받았다.

이후 박찬호는 “감정은 있었지만, 승부는 마운드 위에서 정당하게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밝히며 프로다운 자세를 보여줬고, 이는 많은 팬들의 지지를 이끌었다. 반면, 필립스는 은퇴 후에도 ‘투쟁심 강한 선수’라는 평가와 동시에 ‘불같은 성격’이라는 양면적 평가를 끝까지 안고 갔다.

이날 경기는 경기 중 감정싸움이 있어도 이를 ‘야구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으며, 특히 박찬호의 진가가 돋보였던 이 한 경기 덕분에 그는 '싸움보다 피칭'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MLB 팬들에게 남긴 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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